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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스킬/어피니티디자이너

어피니티 디자이너가 일러스트레이터를 대체할 수 있을까?

 

사회 어떤 분야든 독점 체제는 장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현재 2D 그래픽 소프트웨어 시장은 누가 뭐라해도 어도비 독점 체제이다. 비트맵 편집툴과 벡터 편집툴 모두 의심의 여지 없이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가 최고의 품질을 보여준다. 다만 포토샵의 경우 UI 영역까지 도메인이 컸던 툴이었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다른 전문적인 툴이 등장함으로써 도메인이 다소 축소된 성격은 있다. 그럼에도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에 대한 숙련도가 요구되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최근에는 클라우드 모델을 통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그 영향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어피니티 시리즈의 등장은 생태계에 다양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일러스트레이터가 다소 무겁게 느껴졌던 나에게, 그리고 아이패드에서도 벡터 디자인 작업을 간간히 할 필요가 있었던 나에게 어피니티 시리즈의 벡터 그래픽 에디팅 제품군인 어피니티 디자이너는 매우 매력적인 제품으로 다가왔다. 일러스트레이터보다 범용성이 더 큰 점은 psd와 ai 파일을 동시에 열 수 있었고, 비트맵/벡터 그래픽 변환이 쉽게 가능했다. 프린팅보다 디지털그래픽 작업에 비중이 높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최적의 툴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긍정적인 평가 때문에 최근에는 어도비를 아예 쓰지 않고 어피니티만으로 작업을 진행해 보겠다라고 생각하고 내 디지털 워크스페이스를 다소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결과는 실망적이었다. 어피니티 디자이너의 한계점은 명확했다. 확실히 주요 벡터 그래픽 디자이닝에 관련한 접근하고 다루기 쉬운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안정성이 부족한 이슈가 매우 크게 남아 있었고, 일러스트레이터가 제공하는 고급 벡터 에디팅 기능도 전부 부재하였다. 후자는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치더라도, 안정성이 여러 측면에서 부재한다는 점이 발견되었을 때는 이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안정성 이슈라고 함은 outline stroke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기능성에 대한 하자를 말하는 것이다.

 

어피니티 디자이너가 여전히 매력적인 툴로서 내 컴퓨터 작업환경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1) 매우 가볍고 2) 아이패드 호환이 되며 3) 저렴하기 때문이다. 가볍다는 표현에는 쓰기가 쉽다는 표현도 들어가 있다. AI파일 리소스를 다운받는 경우 웬만하면 일러스트레이터로 열지 않고 어피니티 디자이너를 통해 열어서 작업물을 확인하거나 편집한다. 이런 경우 헤비 또는 디테일한 벡터 에디팅 작업이 필요 없을 때이다. 또는 간단한 스케치를 벡터 기반으로 그릴 때에도 어피니티 디자이너를 활용한다.

 

어피니티 디자이너는 일러스트레이터의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아이패드와의 호환성과 간결한 사용자 경험 등을 통해서 확실한 포지셔닝이 가능한 제품으로 보인다. 다만 기능의 제약적 요소와 무엇보다도 안정성 이슈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한 일러스트레이터의 대체재가 아닌 보조재로서만 작용하는 데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간단한 벡터 에디팅 및 스케칭, 그리고 아이패드에서의 작업과의 연결성 등의 가치는 여전히 매우 높다고 생각하며, 어도비가 포토샵 아이패드 버전에서 굉장한 삽질을 했기 때문에 이러한 보조적 도구로서의 자리 또한 당분간은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